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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젊은 시절, 그가 처음으로 직장을 갖고 상사의 자택을 방문한 때였답니다. 그 집은 자기가 살고 있던 방 두 칸짜리 셋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으리으리한 호화주택이었습니다. 마침 그때 신부님 한 분이 오셨는데, 그분은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현관에 서서 사모님과 얘기를 나누셨습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사모님의 태도로 보아 신부님이 아주 중요한 손님인 것만은 분명했는데, 신부님의 태도는 좀 달랐습니다. 그분은 그냥 인사차 들렀다면서 그 자리에 잠시 서 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요셉 형제님에게 감동을 준 대목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사모님이 신부님에게 왜 떠나시냐고 물으니까, 그분은 이렇게 담담하게 대답했던 겁니다. "저희들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지요." 아마 사제 인사 이동이 있었나 봅니다. 순간 요셉 형제님은 어떤 서늘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아무 부담 없이 떠난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신부님. 그래서 그는 신부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되었는데, 현관에 깔린 대리석과는 대조적으로 신부님이 입은 옷소매는 낡고 허름하기만 했습니다. 가을날, 석양을 받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루한 옷차림의 신부님을 보면서 그는 이런 결심을 했습니다. 만일 나중에 종교를 갖게 되면 바로 저 신부님이 몸담고 있는 가톨릭을 선택하겠다고요. 하느님의 부르심은 어느 한 순간, 아주 우연히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 요셉 형제님은 오늘도 부인과 함께 성당에 나가고 있겠지요. 젊은 한 사제의 모습으로 잠시 찾아오셨던, 남루한 차림의 예수님을 그가 기억하고 있을런지요. - 김시태/생활성서사/ 사막으로 가는 길/ 소금항아리 - 에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2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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