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믿음으로 평화를...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믿음으로 헤쳐나가길 빌며...

행복한 쉼터, 두레골...

◐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21118(일)-오병이어

두레골 2012. 11. 18. 11:2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기가 퍼부은 날이었다.
서울역 광장에 물고기 두 마리가 떨어져 퍼득거렸다
누가 놓고 갔는지
따뜻한 보리떡 다섯 개도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낡은 비닐봉지처럼 이리저리 쏠리던 행려자들이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우르르 달려들었다
서울역은 그대로 밥상이 되었다
햇볕은 뜨거웠으나 물고기는 줄지 않았다
아무리 먹어도 보리떡은 줄지 않았다
밤이 되자 서울역 시계탑에 걸린
배고픈 초승달도 길게 줄을 서서
떡과 물고기를 얻어먹었다
유난히 달빛이 시원한 밤이라고 사람들은 떠들어대었다
그 뒤 해마다 여름이면 한 차례씩
서울역 광장에 소나기가 퍼부었다
소나기를 맞으며 밥과 국을 담은 들통을 들고
부리나케 수녀님들이 달려오면
밤 깊은 서울역 지하도 행려자 무료급식소에
밤새도록 무지개 떠서 아름다웠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