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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 마태 22,34-40. 가을이 깊어 갑니다. 신학교 시절, 어느 가을의 아름다운 ‘공동체의 밤’이 생각났습니다. 그날 지도 신부님은 우리에게 사제직은 외로우면서도 고귀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미셀 콰스트 신부의 기도 시집 『삶의 모든 것』이라는 책에서 주일 저녁 모든 일과를 마치며 느끼는 본당 신부의 소회를 표현한 기도 한 편을 읽어 주셨습니다. “주님, 오늘 밤, 저는 혼자입니다./ 성당 안의 소음도 차츰 사라지고/ 모두들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도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나 혼자서.// 주님, 저를 보십시오./ 저는 혼자입니다./ 침묵이 나를 숨 막히게 하고/ 고독이 나를 괴롭힙니다./ 자신을 위해서 살지 않고/ 남을 위해서 모든 것이 된다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중략) 혼자라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 있으면서도 혼자라는 것/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고통과 죽음과 죄 앞에 혼자 서 있다는 것/ 주님, 정말 어렵습니다 …….” 이 기도의 몇 대목을 읊조리면서, 우리 사제만이 아니라 주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 주신 참된 사랑의 갈망을 따라가려는 모든 이를 위한 기도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위한 삶은 때로는 이해받지 못하고, 외로우며, 지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그 사랑을 혼자 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언제나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고귀한 길을 포기하여 외로움을 ‘잊는’ 어리석음 대신에, 그 길을 인내함으로써 사랑 안에서 벗을 ‘얻는’ 삶을 선택할 용기를 가집니다. 이 기도의 마지막 대목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주님, 저 여기 있습니다. 제 몸도 제 마음도 제 영혼도, 다 여기 있습니다./ 저로 하여금 주님께로 향해 가는 길이 되게 하시고/ 아무것도 꺾일 것이 없는 길이 되게 하소서./ 주님, 저는 주님 앞에/ 혼자 있습니다./ 이 밤의 평화 속에서.”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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