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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 루카 12,49-5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걸림돌’처럼 보이는 말씀을 던지십니다. 그분의 위로와 치유에 목마른 우리에게 오히려 이 세상에 불을 지르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분열과 갈등, 주위 사람들과의 반목에 지쳐 주님께서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을 화해로 이끌어 주시기를 바라는 우리에게 평화가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이 말씀을 곰곰이 묵상하며 자문해 봅니다. ‘과연 내 안에서 타올라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혹시 평화와 평온이라는 명목으로 스스로의 삶을 무덤처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은 이기심과 무사안일을 태우고 정화합니다. 그리고 사랑이 타오르게 합니다. 나의 삶을 무덤으로 만들고 있는 피상적 관계와 내적 공허함은 ‘갈등’이라는 위기와 마주치면서 비로소 변화의 계기를 만납니다. 그러기에 불과 분열을 주시겠다는 것은 죽어 있는 가슴속의 갈망을 다시 샘솟게 하시리라는 약속입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나고 그 안에서 참생명을 체험하는 길을 예수님께서 열어 주십니다. 20세기의 위대한 신학자인 독일의 칼 라너 신부가 올린 기도의 한 대목을 음미하며 사랑의 하느님과의 만남이 우리 삶에서 갖는 의미를 깊이 성찰해 봅니다. “내 하느님, 오직 사랑 안에서만 당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랑 안에서 내 영혼의 문이 활짝 열려/ 내게 자유의 새 공기를 마시게 해 주시며/ 하찮은 자아를 잊어버리게 해 주십니다./ 사랑 안에서 내 전 존재는/ 궁핍과 공허의 포로로 만드는 나의 편협과/ 자아 긍정의 완고한 한계를 벗어나 여울져 흐릅니다. (중략) 당신이 사랑을 통해서 내 생명의 핵심이 되어 주실 때/ 오, 신비로운 하느님,/ 나는 당신께만 내 자신을 소진할 수 있으며/ 내가 품은 모든 의문도 불살라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침묵 속의 만남』의 ‘내 생명의 하느님’).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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