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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 마태 5,38-42.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을 차례로 듣고 난 뒤 우리는 깊은 고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나봇의 포도밭에 대한 아합 임금의 탈취’는 구약에서 불의와 폭력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성경은 권력자의 탐욕과, 자신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힘과 자격이 있다는 오만함의 불의를 숨김없이 보여 줍니다. 그러한 불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합법’의 겉모습으로 치장하려고 합니다. 불의한 자의 탐욕은 억울한 이들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나봇의 피가 상징하는 것은 불의로 말미암아 희생된 역사 속의 모든 이의 고통과 탄원입니다. 불의가 있는 사회에는 진정한 평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비록 겉으로 평온한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이미 그 사회는 안에서부터 곪습니다. 많이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들의 폭력을 통해 평화가 깨어지는 비극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됩니다. 합법과 발전이라는 허울 속에 얼마나 집요하게 그들의 욕망이 관철되고 있는지 우리는 답답한 마음으로 목격합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현대의 불의와 폭력은 ‘경제적 살인’의 모습으로 자주 나타난다고 경고하십니다. 이러한 불의와 폭력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주님의 도움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내일 제1독서에서 엘리야 예언자가 전언해 주듯, 가난한 이들의 피를 흘리게 한 자들이 똑같이 피를 흘리고 응징되어야 정의가 이루어질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은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과연 이러한 비폭력과 용서가 불의한 자들의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으로 억울한 이들의 마음이 풀릴 수 있을지 의문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방법은 결코 현실의 변화를 포기한 무력함도, 불의를 저지른 자들의 행위에 대한 추인도 아닙니다.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평화를 가져다주는 유일한 길이 바로 폭력 대신에 용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의를 위해 애쓰지 않는 사람이 ‘덮어 두고 조용히 하자.’라고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의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 정의의 길을 추구하는 이라면 평화의 길을 향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참행복 선언(마태 5,3-12 참조)에서 정의를 위하여 애쓰는 이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를 주님께서 축복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우리 각자에게도 정의와 용서, 평화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소명이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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