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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414(월)-오늘의 묵상(부활과 생명의 길)

두레골 2014. 4. 14. 06:38
복음 : 요한 12,1-11.


성주간 월요일 아침에 고요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입니다.
태풍 전야의 정적과 긴장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미사 뒤에 잠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자리에 앉아 묵상합니다.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어느 때와도 비길 수 없는
경건한 시기인 이 성주간을 지낼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라는 놀라운 사건이 이어지건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상하게도 온화한 바람에 부드럽게 눕는 들풀이었습니다.
괴로움도 있으시련만 흐트러지시거나 동요하시지도 않고
조용히 마리아에게 당신의 발을 맡기시며
당신의 죽음과 장례를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부드럽지만 흔들리지 않는 사랑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심상과 함께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장례 미사 광경입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 찬 미사였지만
지금 제 기억에 떠오른
바티칸 광장은 텅 빈 것 같고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다만 특별한 장식 없는 관 위에 놓인 복음서가 바람에 나부낍니다.
며칠 전인 4월 2일이 교황님이 선종하신 지
아홉 해가 되는 날이었기에 이 모습이 기억났을지도 모르나,
이번 성주간을 위한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길을 따라나서리라 다짐합니다.
오랫동안 딱지처럼 몸에 달라붙어 있는 의심과 주저함,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을 다짐합니다.
끊임없이 애착했던 헛된 장식이나 치장을 치우리라 마음먹습니다.
이러한 길에 조용하지만 변함없는 사랑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 길이 바로 부활과 생명의 길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님께서 가신 길을 저도 운명으로 여길 수 있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