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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저수지 아래로 난 길에 작은 시멘트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언제 놓은 다리인지는 알 수가 없고, 난간이 삭아서 그 속으로 녹슨 철근들이 뼈처럼 내다보이지요. 제가 거기 그렇게 놓여진 뒤로, 얼마나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저를 밟고서 개울을 건넜는지, 아마 그 다리는 까맣게 모를 거예요. 그 무지無知가 오늘따라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해 보이는지요. 아아, 주님, 저도 저 다리처럼 존재할 수 있을까요? 자기가 어디 있다는 의식도 없이, 자기가 무엇을 얼마나 했다는 기억도 없이, 그렇게 티 없이 깨끗하게 낡은 몸으로, 그러나 있을 만해서 어김없이 제 자리에 있는 몸으로 슬프고 착하게 한 세상 살다 갈 수 있을까요? - 이현주/생활성서사/하루기도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3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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