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앞 장에서 악마의 세 가지 활동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이번 장에서도 계속해서
악마의 활동에 대해 살펴보겠다. 앞장에서 설명한 악마는 초보자를 유혹하는 악마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즉시 악마의 활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악마가 악을 통해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번에 설명할 악마는 더
교활한 타입으로서 상급자를 유혹하는 악마이다. 이 악마는 매우 교활하고 약기
때문에 보다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 악마는 악을 통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고 선같이 보이는 것을 통해 활동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악마는 '빛의
옷을 입은 악마' 라고 할 수 있다. 악마는 영적으로 진보한 사람을 악으로 타락시키려고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람은 악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악마는 방법을 바꾸어 빛의 천사로 변장시킨 언뜻
보아서는 선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사용하여 그 사람을 타락시키려고 시도한다.
이것은 매우 교묘한 계략인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 주부가 있다고 하자.
초심자를 유혹하는 '교활한 지휘관'과 같은 악마라면 그 주부의 약점을 즉시 간파하고
그 약점을 공격할 것이다. 밖에 나가 즐겁게 지내라고 유혹하거나 바람을 피울 기회를
줌으로써 그 주부를 가정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 그러나 만일 그 주부가 그런 단순한
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면 빛의 옷을 입은 악마가 접근한다. 그 악마는 선한 것을
사용하여 유혹한다. 예를 들면 교회 활동이나 자원 봉사나 취미 활동이라는 구실로
그 주부를 가정으로부터 떼어 놓으려고 한다. 그런 것들은 다 중요하고 좋은 것이지만
악마는 그것들을 이용해 그 주부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정에 대해 소홀하게 만든다.
잘 살펴보면 이것은 우리 생활에 상당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악마가 활동하는 모습니다.
이 악마의 특징은 처음에는 그 사람의 선한 의향을 따르지만 끝에 가서는 악마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선한 것에서부터 출발하지만 차츰 선한 것에서
이탈하여 자신의 숨겨진 계략과 사악함에로 유도한다.
이 악마에 대해 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지금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한 자신의 의도와
계획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그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이 세 가지가 모두
선한 것이라면 그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증거이다. 이에 반해 결과적으로
그릇된 길로 갈 수 있는 것, 영적인 힘을 약하게 하는 것, 또는 평화와 평안을 빼앗아
버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악령으로부터 온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 원칙은 '뱀의 꼬리를
보라' 는 것이다. 뱀의 머리는 빛의 모자를 쓸 수 있지만 꼬리까지는 절대로 숨길 수 없다.
즉 시작은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지만 중간부터는 조금씩 알 수 있고
결과에 가서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악마가 아무리 변장한다 해도 위안 중에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영혼 안으로 조용히 들어갈 수는 없다. 악마의 꼬리가 부스럭부스럭
소리를 내며 들어가기 때문에 영혼 안에 무언가 시끄러움과 불안을 야기한다. 이에 반해
선신과 성령은 부드럽고 가볍고 조용하게 우리의 영혼 안으로 들어간다. 이것으로도 어느
정도 악마를 식별할 수가 있다(그러나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러한 악마가 활동하는 흔한 패턴을 든다면 사랑과 선의가 집착과 자기과시로,
자유와 평등이 방자함과 무관심으로, 평화와 온화함이 무사안일주의로 변하는 경우이다.
우리는 살면서 사심 없이 사랑하는 마음에 집착이 섞이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 전형적인 모습이 자녀에 대한 사랑이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에서 참으로 사심 없는
사랑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랑은 집착으로 변하기 쉽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은 자녀를 통제하거나 자신의 바람을 자녀를 통해
실현하려고 하는 동기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 부모에 대한 자녀의 사랑에도
집착이 섞여 있다. 자녀는 부모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부모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는 의존심이 있다. 참된 사랑은 폐쇄적인 것이 아니고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는 것이다.
개방되어 있지 않을 때 집착이 섞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쓰는 악마의 행동 패턴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스스로 식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똑같은 것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악마의 활동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백 퍼센트 순수한 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늘 악이 섞여 있게 마련이다.
선한 것 안에 악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우리가 선한 일을 할 때에도 겸손하고
주의 깊게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하느님의 뜻을 빈 마음으로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진실하고 참된 마음으로 하느님에게 똑바로 나아간다면 비록 악마의 덫에 걸린다고 해도
어렵지 않게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필리 1, 9-10).
1. 선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이 끝에 나쁘게 되어 버린 경우가 있는가?
그것을 생각해 보자.
2. 그때 어디에서부터 악령의 활동이 있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자.
그리고 그때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
3. 현재 하느님을 위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되돌아보자.
그 안에 악의 활동이 섞여 있지는 않은가? 평소와는 다른 각도에서 자신을 살펴보자.
※ 함께 묵상하기
마태 7, 15- 20
- 영성생활 길잡이/ 정구현 옮김/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 에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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