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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 마태 8,23-27. 여름밤은 뜻밖에도 책 읽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밤이 깊도록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책과 벗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좋은 책들이 시간과 함께 묻혀 갑니다. 어떤 책들은 그 사명과 필요성을 다하고 마치 자연의 순리처럼 한 시대와 함께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책들은 새로운 세대에도 여전히 할 말이 있는데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러한 책들이 다시 빛을 보게 하는 것이 신자들의 신앙이 깊도록 돕고 가톨릭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교회 언론에서 이 같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된 계기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성소와 신앙에 큰 힘을 주었던 영국의 소설가 ‘크로닌’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어 본다는 청소년과 청년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에 놀랐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좋은 것을 망각의 자리로 소리 없이 옮겨 놓는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습니다. ‘그 시대’에는 참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성채』와 『천국의 열쇠』 등 크로닌의 책을 읽고 나누며 마음을 뜨겁게 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주님의 일을 묵묵히 실행해야 하는 예언자의 발길을 떠오르게 합니다. 또한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중에는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 깊은 굳건한 신앙으로 주님만을 믿고 그분을 따라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러한 까닭인지 청소년 시절 『천국의 열쇠』에서 만났던 주인공 치셤 신부의 모습이 문득 떠오릅니다. 명예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주님만을 믿으며 순수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한 그의 삶에 깊이 감동했던 것입니다. 풍랑을 잠재우시는 주님의 손길을 가만히 그려 보며, 좋은 책에서 얻은 감동을 되살려야겠다는 마음을 다져 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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