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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622(일)-오늘의 묵상(성체 거동)

두레골 2014. 6. 22. 06:17
복음 : 요한 6,51-58.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마지막 만찬을 다시 한 번 성대히 기념합니다.
교회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에는 일체의 화려함을 피하고,
성령 강림 대축일이 지난 뒤에 거행하는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에 예수님의 몸과 피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생명에 대하여 감사하고 마음껏 기뻐합니다.

이러한 기쁨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신심 행위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뒤에 이어지는 성대한 성체 거동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쉽게도 여러 이유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으나,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많은 교회에서는
이날의 성체 거동을 공동체의 중요한 신심 행사로 여긴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러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성체 거동의 화려한 행렬을 하는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성체를 앞세우고 거리로 나온 이유를 생각해 보았을까?’
비록 외적인 성체 거동을 하지 않더라도
성체 성혈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게 하는 오늘
우리도 이러한 질문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거리로 나가(야만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좋은 답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 시절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의
성체 거동에 앞서 행한 강론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강론에 따르면,
다름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간직하고
그 안에 머물기 위하여 거리로 나간다고 합니다.
곧, 길이신 주님 안에 머물려면 단지 제자리에,
제 보금자리에 ‘머물러서’ 안 되므로 거리로 나선다는 것입니다.

교황님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의 근본정신을
‘머물고 기억하며 걷는 것’이라고 요약하시며 다음과 같이 권고하십니다.
“우리는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하여 걸으면서 그분의 행위를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걸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유념하면서 걸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기억 속에서 걸어야 하고, 기억하면서 걸어야 합니다.”
이 기억은 사랑의 기억일 것입니다.
그 사랑은 안락한 곳에 머무르는 사랑이 아니라
정의를 위한 투신과 아픔을 아는 사랑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은,
벗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는 사랑이
바로 주님의 사랑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거리에서 봉헌하는 미사’를 두고 여러 말이 있었음을 압니다.
이웃에 대한 참된 사랑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과 함께
‘거리’로 나서게 하며,
이것이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길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