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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다시 자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오늘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고 네가 내 오른뺨을 칠 때마다 왼뺨마저 치라고 하지는 못했으나 다시 또 배는 고파 허겁지겁 자장면을 사먹고 밤의 길을 걷는다 내가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이 너덕너덕 누더기가 되어 밤하늘에 걸려 있다 이제 막 솟기 시작한 별들이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본다 나는 감히 푸른 별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내 머리 위에 똥을 누고 멀리 사라지는 새들을 바라본다 검은 들녘엔 흰 기차가 소리 없이 지나간다 내 그림자마저 나를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다 어젯밤 쥐들이 갉아먹은 내 발가락이 너무 아프다 신발도 누더기가 되어야만 길이 될 수 있는가 내가 사랑한 길과 사랑해야 할 길이 아침이슬에 빛날 때까지 이제 나에게 남은 건 부러진 나무젓가락과 먹다 만 단무지와 낡은 칫솔 하나뿐 다시 자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10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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