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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고마우신 한 형제님이 이사를 가는데 "쓸만한 것들이 꽤 있다." 고 하며 가져갈 테면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트럭을 몰고 형제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다들 번쩍번쩍한 대형 승용차들만 줄지어 선 주차장에 삭디삭은 1톤짜리 트럭을 몰고 들어가니 경비 아저씨의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처음 들어갈 때부터 '아니, 이런 트럭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하는 표정이더니, 제가 양해를 구하자 초면인데도 아예 반말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깔보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아저씨의 태도에 몹시 마음이 상했던 저는 아저씨 면전에서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짐을 트럭에 실으면서 '그 아저씨, 얼굴도 되게 웃기게 생겨 가지고 엄청 딱딱거리네?' 하며 괜히 혼자서 투덜거렸습니다. 짐을 싣고 돌아오는데, 기분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추스르며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면 그 사람이나 나나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저 역시 지난 세월, 사람들을 만나며 얼마나 많은 과오를 범해 왔는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면이나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단지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서 작고 약한 사람들을 얼마나 마음속으로 무시해 왔는지 모릅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 이 복음의 길이며, 우리 교회와 수도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 삶에서는 전혀 그러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공동체 안에서도 약하고 병든 사람들을 은연중에 얼마나 자주 무시해 왔는지 모릅니다. ... 가난한 형제자매들을 마음으로 환대하고 다독여야 함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상황 앞에서는 전혀 다르게 행동해 왔음을 뉘우칩니다. - 양승국 신부님/ 생활성서사/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소금항아리 - 에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1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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