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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01220(월)-은총의 시작(권태문 신부-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두레골 2010. 12. 20. 13:15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루카 1,34)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이 순명하시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놀라운 미래가 기대되는 드라마틱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명하신 이후,
마리아가 경험하게 될 현실은 사실상 처절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따라서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는 응답에는 그분의
전 생애를 바쳐 하느님의 뜻을 몸소 실천하신 순명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예수님을 성령으로 잉태하고 낳으신 것뿐만이 아니라, 전 생애를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사셨습니다.

그것을 바로 은총의 삶, 복된 삶이라 우리는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흔들리는 유혹 중 하나는, 현실에서 우리가 십자가의 고통을 잘 참으면 나중에
내가 기대하던 대로 이루어지겠지 하는 보상심리로 신앙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보상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는 자세입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그것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실은 그 십자가의 고통을 짊어졌을
때부터 하느님의 은총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그 고통을 피하지 않고, "예" 라고 순명하면서, 현실의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그 마음 자체가 복된 삶, 은총의 삶인 것입니다. 십자가의 고통은 은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의 적절한 보상만이 은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은총의 한 단면만
보는 편협한 자세입니다.

나에게 '십자가' 는 어떤 의미인지 묵상해 봅시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0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