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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01206(월)-나환자로 나타나신 주님

두레골 2010. 12. 6. 08:01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의 참된 주권, 하느님의 참된 무한하심은 당신께서 기꺼이 낮아지고 버려져
우리 가운데 당신의 거처를 삼으시고,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셨다는데 있다.
위대하고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진리가 바로 그리스도교의 핵심이다.

하느님의 현존은 때때로 번개와 천둥과 시나이 산의 연기 속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우리 이웃의 얼굴 속에 당신의 현존을 더욱 드러내시는 것 같다.
그리고 존경할 만한 우리 이웃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피해가는
사람들, 즉 가난한 이들, 앓는 이들, 감옥에 갇힌 이들, 늙은이들, 약하고 경멸받는
이들의 얼굴에서 당신의 현존이 드러난다.

우리에게 볼 줄 아는 눈이 있다면 바로 '이들'의 얼굴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난다.
'이들'의 비천함과 비참함 안에서 우리는 사랑과 자기헌신의 하느님의 참된
주권을 발견한다.

사회적인 신분을 전혀 개의치 않으시는 하느님은 그에게 나병환자로 나타나심으로써
그가 하느님의 주권을 더 잘 이해하도록 환기시켜 주셨다. 나병환자가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프란치스코는 역겨워서 움찔했다. 더러운 옷을 걸치고
뭔가 줄줄 흘러나오는 움푹 들어간 얼굴을 가진 이 유령보다 더 몸서리나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말에서 내려 그 나병환자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두려워하며 들여다
본 프란치스코는 예상하지 못했던 그 무엇이 거기에 있음을 보았다. 그가
고통과 외로움으로 가득한 그 눈을 들여다보았을 때 그리스도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그는 나병환자를 열렬히 끌어안고 입 맞추었다.
이전에는 결코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섬기고자
했던 주님이 '거기에', 머리 둘 곳 없이 이 세상을 떠도는 모든 사람들의
망가진 육신과 영혼 안에는 물론 이 나병 환자의 고통 안에 계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성 프란치스코의 유언
 
내가 죄 중에 있었기에 나병환자들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역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 친히 나를 그들에게 데리고 가셨고 나는 그들 가운데서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들한테서 떠나올 때에는 역겨웠던 바로 그것이 내게 있어 몸과 마음의
단맛으로 변했습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1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