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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신학교 시절, 어머니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습니다. 4학년 때였다고 기억됩니다. 그때 나는 성소에 대한 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었습니다. 평생 사제로 산다는 것이 너무도 부담스럽게 다가왔고, 다른 의미 있는 길을 찾고 싶었습니다. 무척이나 힘겹고 막막하기만 했던, 그래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던 그 방황의 시기에 나를 붙들어 세워준 것은, 칼날 같은 매서운 바람이 창문을 세차게 때리던 어느 날 새벽 촛불 한 자루 밝히고 기도하던 어머니의 뒷모습이었습니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은 그날 이후 내 마음 깊은 곳에 새겨졌습니다. 사제품을 받고 첫 부임지로 떠나던 날, 어머니는 내게 사제 서품 선물이라며 작은 보따리 하나를 건넸습니다. 임지에 가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풀어 보라 하셨습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첫날 저녁 그 선물 보따리를 풀어 본 나는 어머니의 깊고 깊은 사랑에 목이 메어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보따리 안에는 장롱 깊숙이 차곡차곡 보관해 두었던 내 갓난아기 적 배냇저고리와 정성스럽게 적은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당신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0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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