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믿음으로 평화를...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믿음으로 헤쳐나가길 빌며...

행복한 쉼터, 두레골...

◐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00724(토)-채소 가꾸기 (정운진 신부/한국외방선교회)

두레골 2010. 7. 24. 16:17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약 두 달 전 사제관 옆의 공터를 가꾸어 지난 번 휴가 때 가져온 씨앗을 심었다.
내가 좋아하는 고추, 수박, 참외, 오이, 호박 등 종류별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도 뿌려 주었건만 싹이 틀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2주 후에 또 다시
씨를 뿌려 보았으나 그래도 싹이 보이질 않자, 보다 못한 교우 한 분이 씨를
뿌릴 것이 아니라 모종한 채소를 사다 심는 것이 더 빠르지 않겠냐고 일러 주어
채소를 사다 심었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갑자기 시들어
말라 죽어 버렸다. 참으로 야속하다.

... 하도 답답하여 어제 채소를 사면서 주인아주머니께 채소가 말라 죽는 이유를
여쭈어 보았다. 설명을 들은 아주머니의 대답은 간단명료하였다. '과하게 채소를
사랑하지 말라.' 는 것이었다. 정말 내 아픈 정곡을 꼭 찌르는 말씀이었다.
채소가 죽는 이유는 날씨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채소를 가꾸는 나의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아주머니 말씀에 의하면 참외와 같은 채소는 물을 자주 주지 말고
가끔 가다 건조할 때 한 번씩만 주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비료도 조금씩 주어야
하며 채소에 너무 가깝게 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수박과 같은 것은 세워서
심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심어야 하며 심을 때 깊이 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을 주셨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하였는가? 빨리 잘 자라라고 물도 자주 흠뻑 주었고,
가끔씩 주어야 할 비료도 한꺼번에 많이 주었고 게다가 줄기에 너무 가깝게
주었다. .... 이 모든 것이 나의 지나친 사랑 때문에 온 것을 알았다.
채소를 심고 가꾸면서 배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채소를 심는 데도
이처럼 배울 것이 많은데 사람을 낚는 선교를 하는 데 있어서 배울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0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