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1마카 4,36-37.52-59
그 무렵 36 유다와 그 형제들은 “이제 우리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 하고 말하였다. 37 그래서 온 군대가 모여 시온 산으로 올라갔다. 52 그들은 백사십팔년 아홉째 달, 곧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 아침 일찍 일어나, 53 새로 만든 번제 제단 위에서 율법에 따라 희생 제물을 바쳤다. 54 이민족들이 제단을 더럽혔던 바로 그때 그날, 그들은 노래를 하고 수금과 비파와 자바라를 연주하며 그 제단을 다시 봉헌한 것이다. 55 온 백성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자기들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신 하늘을 찬양하였다. 56 그들은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 제물과 감사 제물을 드렸다. 57 또 성전 앞면을 금관과 방패로 장식하고 대문을 새로 만들었으며, 방에도 모두 문을 달았다. 58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이 사라졌다. 59 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 온 회중은 해마다 그때가 돌아오면,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부터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 축일로 기쁘고 즐겁게 지내기로 결정하였다.
복음 루카 19,45-48
그때에 45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 46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47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48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 온 백성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는 1989년에 서울 혜화동에 위치하고 있는 신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당시에 선배들은 이렇게 놀리곤 했지요.
“이제 신학교 입학했으니 언제 신부가 되니? 1999년? 그날이 올까?”
당시에 1999년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떠돌 때였기에 더욱 더 사제가 되는 길은 멀기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오지 않을 것 같았던 1999년을 지나고도 한 참 지난 2015년을 지금 살고 있으며,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시간이 참으로 빠릅니다. 신학교 입학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26년이나 지났다고 생각하니, 앞으로의 시간은 또 얼마나 빠를까를 떠올리게 됩니다. 지난 26년을 생각하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사제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세속적인 유혹에 흔들렸던 적도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이렇게 사제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유혹에 단호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있겠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신학교 일 년 선배님을 찾아갔습니다. 예전의 신학교 때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또 지금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지요. 그러면서 가진 생각은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절대로 갈 수 없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신학교 다닐 때에 보면 공부도 잘하고, 능력도 특출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부족함이 많은 사람들이 사제가 되었고, 능력 있었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른 길을 선택해서 살고 있습니다.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나를 도와주는 많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살아가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사랑의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가능한 삶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늘 겸손한 자세로 주님과 함께 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물건 파는 이들을 쫓아내시는 예수님을 봅니다. 과격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분이 이렇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실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악을 쫓아내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됩니다. 즉,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악을 쫓아내야 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시는 것이지요. 사실 성전의 본래 용도는 기도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성전이 갈등과 분쟁의 장소가 되어, 본뜻과는 다른 악이 조장되는 곳이 된 것입니다. 그러한 악을 쫓아내기 위해 과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으십니다.
악은 어떻게든 쫓아내야 합니다. 사랑으로 악을 감싸 안는다고 악을 행하는 어리석음을 간직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부족한 우리의 모습으로는 이겨낼 수 없기에 주님과 함께 해야 하며, 우리 사랑의 대상인 이웃들과도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악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사랑은 바위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빵처럼 늘 새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어슬러 K. 르귄).
 1989년 저의 신학교 입학 때 교구 신학생들과 함께 한 사진입니다.
당신의 콤플렉스는 무엇입니까?
4살 때부터 몸속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어 백색 반점이 점차 커지는 백반 증(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 잭슨도 이 병을 앓았던 것으로 유명하지요)을 앓고 있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피부질환으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온갖 놀림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절망하지 않았고, 세계적인 슈퍼모델이라는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남들은 그런 피부로 무슨 슈퍼모델이냐고 놀렸지만, 이 아이는 세계적인 패션모델이 되었습니다. 그는 위니 할로우(Winnie Halrow)입니다. 위니 할로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이 있고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도 있어요. 저는 단지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것뿐입니다.”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렇습니다. 검은 피부, 하얀 피부 하나만 가지라는 법이 있나요? 두 피부 다 가지고 있으면 어떻습니까? 생각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당당하게 살 수 있으며, 자신의 열정도 키울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세계적인 슈퍼모델 위니 할로우. 정말로 대단합니다.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옮김 (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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