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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5(수)-주님 안에서 즐기는 삶-빠다킹(조명연 마태오) 신부

두레골 2015. 3. 25. 08:47
2015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제1독서 이사 7,10-14; 8,10ㄷ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제2독서 히브 10,4-10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복음 루카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전부터 알고 지냈던 청년들이 인사차 찾아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것이라 무척이나 반가웠고, 저희들은 식사를 함께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한 청년이 제게 묻습니다.

“신부님, 지금 안식년인데 뭐 하고 지내세요?”

“공부도 하고, 또 책도 읽으면서 보내고 있지.”

저의 대답을 들은 한 친구가 “그렇게 지내면 지루하지 않으세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저는 곧바로 “지루하긴. 나는 하루 종일 방에 앉아 책보고 또 글 쓸 때가 제일 즐거워.”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들은 말.

“신부님은 정말로 이상한 사람이에요.”

정말로 제가 이상한 사람일까요? 사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저 같은 사람을 보면 제가 직접 이 청년의 말을 했었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그런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되어 이제는 즐기는 단계까지 온 것 같습니다.

논어의 ‘옹야’편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무엇을 안다고 하는 것은 그 무엇을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무엇을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있지요.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자신의 자리에서 즐기며 할 수 있는 사람은 기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렇지 못합니다. 왜 일까요? ‘할 수 없다.’, ‘절대로 안 된다.’,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해?’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나타나 주님 탄생을 알려 주시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사실 가브리엘 천사의 주님 탄생 예고 소식은 성모님께 그리 기쁜 소식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직 미혼의 몸이었거든요. 당시 처녀가 아기를 가지면 공개재판에 넘겨서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절대로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모님께서는 ‘안 된다.’, ‘할 수 없다’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즐기시는 성모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만큼 주님과 함께 하려 했고, 주님의 뜻을 간직하셨기 때문에 이런 대답을 기쁘게 하실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즐기는 삶, 그래서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여 즐기고 있을 때만큼 사랑스러울 때도 없다. 더구나 자신을 잊고 어떤 일에 몰두할 때 그 사람의 진지한 표정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 아닐 수 없다(라트브루흐).


성모님께서 주님 탄생 예고 소식을 들으셨다는 곳입니다.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성 프란치스코)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일을 적게 하는 대신 그 일을 잘 끝내라.
진심어린 일은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꿈이 이루어지길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작게 시작한 일이 더 위대한 결과에 이른다.
소박한 일은 성스럽다.

매일매일 하나하나씩
네 비밀을 천천히 쌓아 올려라.
매일매일 너는 진실해질 것이며
하늘의 영광을 알게 되리라.

너무나 급하게만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특히 주님의 일이 아닌 세상의 일에만 급해서 정작 보고 신경 써야 할 하늘의 영광은 소홀히 했었던 것은 아닐까요?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는 성인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다시금 하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옮김 (1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