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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1003(금)-오늘의 묵상(모방)

두레골 2014. 10. 3. 06:52
복음 : 루카 10,13-16.


오늘과 내일의 복음이 속한 단락은 예수님께서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시며
그들에게 부여하시는 사명과 권한에 대한 내용입니다(루카 10,1-20 참조).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제자들의 활동은 놀랍게도
예수님의 말씀 선포와 기적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지하게 숙고해야 할 점은 예수님의 ‘활동’을
대신할 수 있는 제자들의 활동의 본질입니다.
제자들이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파견된 자로서의 ‘존재’라는 점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존재’와 ‘활동’이 일치하시는 분이시기에,
그분의 활동을 대신하는 길은 부족하나마
그분의 ‘존재’를 반영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서
그분의 존재가 드러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답은 그분을 ‘모방’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프랑스의 현대 사상가 르네 지라르가 매우 설득력 있게 말합니다.
내일의 복음에서는,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복종하였다고
기뻐하며 보고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이르신 다음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루카 10,18).
르네 지라르는 이 구절을 그대로 자신의 책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그는 인간 사회의 근본 원리는
불행히도 타인에 대한 ‘모방’과 끝없는 욕망의 증폭,
그리고 거짓된 평화와 안정의 악순환이라고 통찰합니다.

르네 지라르는 사탄이 바로 이러한 악마적 모방에
따른 욕망과 폭력의 힘과 그 진실의 왜곡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모방은 사회 구성원 모두를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거짓 증인으로 만들어 버리는데,
이는 그들이 진실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폭력에 이르는 ‘모방’의 욕망이 이끄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은,
유일하게 ‘십자가’를 통하여 이 질서에 결정적 균열을 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모방’뿐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파견된 자에게 가장 큰 유혹과 장애는
자신이 수행해야 할 활동을 오해하거나 왜곡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존재를 닮으려는 노력 없이 ‘사탄의 모방’인
세상의 거짓과 탐욕에 여전히 무비판적으로 젖어 있다면,
주님을 대신해서 수행한다는 행위와 말은
아무런 힘이 없음을 깊이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