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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925(목)-오늘의 묵상(행복의 철학)

두레골 2014. 9. 25. 09:50
복음 : 루카 9,7-9.


성경의 인물 가운데 「코헬렛」의 저자가
가장 철학자와 같은 인물이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와 인간사의 흐름을 관찰한 뒤 모든 것은
‘허무’라고 결론짓는 그의 모습에는 우주의 원리와 인생사의 의미를
캐묻는 고대 철학자의 풍모가 엿보입니다.

그러나 「코헬렛」의 저자가 경험하고 확인하는 허무는
경험을 초월하는 차원이 아니라 ‘실존적 차원’의 허무이기에
학문적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끌어안고
살아가며 넘어서야 할 삶의 과제입니다.
「코헬렛」의 저자는 추상적인 사유를 목적으로
하는 유형의 철학자가 아니라,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구도자이자
실천가로서의 철학자라 하겠습니다.
그가 직면한 허무는 인간의 수고와 삶 전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는 마음속 깊은 곳의 불안과도 같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코헬렛」을 읽다 보면, 참으로 염세적이고 회의적인 세계관으로
일관하는 ‘허무의 철학’에 도달한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석가들의 견해처럼,
철저한 현상 인식은 사람들이 순진하게 의지하는
피상적인 낙천주의를 벗겨 내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 저자는 진정으로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열정을 지니고 있었을 것입니다.
인간적 업적과 소유, 지식, 쾌락 따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은
삶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낳는 것을 알기에 먼저 그 환상을 깨야 했을 것입니다.
「코헬렛」 1장과 2장에서 말하듯, ‘세상의 임금 노릇’을
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임을 아는
사람만이 참된 행복을 알아볼 눈을 뜨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코헬 2,17)이라는
인식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삶의 덧없음’을
넘어설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의 철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답은 ‘하느님의 손에서
오는 즐거움’(코헬 2,24 참조)에 눈을 뜰 때 주어질 것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1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