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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710(목)-오늘의 묵상(준비된 마음)

두레골 2014. 7. 10. 06:05
복음 : 마태 10,7-15.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돈도,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말고 사람들에게 가서 하늘 나라를 선포하라고 명하십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예수님의 엄격함과
복음 선포의 급박성은 무척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 까닭은 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오히려 예수님의 철저함을
외면하고자 할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을 성찰하며,
20세기에 제작된 종교 영화 가운데
문제작의 하나로 꼽히는 ‘마태오 복음’을 떠올립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이탈리아의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입니다.
무신론자이자 가톨릭의 가르침과 달리 산 그가 예수님에 관한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아시시에 머물 때 요한 23세 교황의 방문으로 말미암아
한참 동안이나 호텔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갇혀 있다시피 하였습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던 그가 무심코 호텔 방에 비치된
성경의 ‘마태오 복음’을 읽은 것이 이 영화를 만들게 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대단한 찬탄을 받기도 했으나,
많은 그리스도인이 영화가 묘사한 예수님 상을 비판하였습니다.
20세기의 대표적 영성가 토마스 머튼 신부는
이 영화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이 영화의 그리스도는 젊고 놀랍도록 초연하며 진지하여,
지난 19세기 교회 예술에 묘사되었던 친절하고 너그러운 예수는 분명 아니었다.
그는 부드럽지 않고 단호하였다.
어느 면에서는 무자비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머튼은 우리가 정말 놀라야 할 것은 많은 신자가
이러한 예수님 상에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감독이 그린 그리스도의 모습은,
복음을 있는 그대로 읽은 것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머튼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사랑이란 엄격하게 요구한다는 것을 우리는 잊었는가?
특히 사랑이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이나
남을 속이고 착취하려는 경향과 부딪칠 때는 어떠한가?”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의 모습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보고자 하는,
나에게 편안한 예수님의 모습만으로 변질시킬 수 있습니다.
때로 도전이 되는 예수님의 말씀과 태도도
늘 새롭게 만나려는 준비된 마음이야말로
그분의 제자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일 것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