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믿음으로 평화를...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믿음으로 헤쳐나가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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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50516(금)-오늘의 묵상(믿음)

두레골 2014. 5. 16. 06:32
복음 : 요한 14,1-6.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예수님의 이 당부와 함께 요한 복음 14장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구절이 27절에서 다시 반복되는 것을 봅니다.
이 말씀에는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깊은 위로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산란해지다'라고 번역된 그리스 말의 동사 '타라소'는 십자가의 길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마음의 동요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제자들이,
또 우리가 다가올 고난에 대하여 단지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말라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어떠한 삶의 풍파에도 잃지 않는
부동심과 초연한 자세를 인격의 잣대이자 덕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두려움과 감정의 동요가 없는 것을
한 인간의 고귀함을 드러낸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마음의 수양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구절에 예수님 당부의 참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믿음을 굳건히 하는 것이야말로 당신께서 떠나시는 길에서
제자들에게 간곡히 당부하시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의 모든 위협과 유혹에도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고 믿음을 굳건하게 하는 데
우리가 끊임없이 기억해야 할 약속을 주십니다.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주님께서 가시는 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우리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이기고
신앙 안에 굳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아버지의 집은 사랑의 집입니다.
그 사랑의 집에 머무는 사람은 인간의 부족함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제 아버지가 선종하였을 때 어머니는 묘비명에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라는
이 구절을 넣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끔 아버지의 묘소를 찾을 때마다
이 말씀을 보면서 지상의 삶이나 천상의 삶에서
우리가 믿고 의지할 약속이 무엇인지를 거듭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약속을 기억할 때마다 산란한
이 세상에서 문득 잔잔한 평화와 위로를 느낍니다.
오묘한 이치나 도를 깨닫는 '득도'가 아니라 주님께 믿음을 두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신앙인의 길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