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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106(월)-오늘의 묵상(머무름의 체험)

두레골 2014. 1. 6. 10:00
종교학자들은 요즈음 종종 표층 종교와 심층 종교라는 구분을 합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종교 생활과 기복 신앙이 아닌
진정한 종교 체험과 신앙 체험으로 성숙되어 가는
종교인들이야말로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계명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기쁜 소식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은 이러한 심층적 종교 체험의 좋은 보기일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계명을 통한 이러한 자유의 체험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는 것으로 온전히 열매 맺는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마치 사람이 좋은 일을 거듭함으로써 훌륭한 사람이 되듯이,
주님 안의 머무름이라는 결실 역시 어떤 면에서는 머무르는
체험이 거듭되어 시간 안에 쌓이고 응축될 때에야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의 신앙인들이 자주 호소하는,
체험이 결여된 메마르고 피상적인 신앙의 원인은
이러한 머무름의 체험의 기회가 무척 드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는 현대인의 삶의 조건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한때 화제가 되었던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철학자 한병철 교수는,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에게는 ‘시간의 둥지’가 필요하다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경구를 인용하여 이렇게 전망합니다.
곧 현대인들은 ‘귀 기울여 듣는 재능’과 ‘깊은 심심함’을 통해야만,
깊은 체험을 가로막고 자신을 소진시키는
이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강조되어야 할 회개의 중요한 측면은
아마도 잠시 멈추어 선 가운데 맹목적 성과
위주와 분주함과 작별하는 것이겠습니다.
듣고자 하는 마음, 머무르고자 하는 자세로
고요한 시간을 주님께 봉헌해 갈 때
신앙의 살아 있는 체험에 조금씩 맛 들이게 될 것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