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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30329(금)-오늘의 묵상(십자가)

두레골 2013. 3. 29. 08:25
복음:요한 18,1—19,42


‘엘리 위젤’이라는 루마니아 태생의 유다인 작가는
자신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체험을 담아
『흑야』라는 책을 냈습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어느 날 독일 군사들이 수용소의 막사 앞에
유다인들을 늘어세웠습니다.
그리고서 남자 두 명과 어린아이 한 명을 교수대에 매달았습니다.
어른인 남자 둘은 금방 숨이 끊어졌지만,
어린아이의 고통은 무려 반 시간 이상이나 계속되었습니다.
이때 하느님을 철저히 믿어 온 유다인들
사이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디에 계신가? 그분께서는 도대체 어디에 계시다는 말인가?”

우리도 살아가면서 그렇게 이야기할 만큼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할 때
‘정말 하느님께서 계신가?’ 하고 의문을 품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면 왜 우리를
이러한 고통 속에 그대로 두시는가?’ 하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해답은 바로 십자가에 있습니다.
십자가란 하느님의 현존을 가장 의심케 하는 장소입니다.
십자가만큼이나 인간의 고통과 절망,
고독과 허무를 잘 드러내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곳에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매달려 계십니다.
곧 하느님의 현존을 의심스럽게 하는 바로
그곳에 하느님 자신이 매달려 계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죽어 간 어린아이와 함께 십자가에 매달려 몸소 죽음을 겪으시며
인류가 신음하는 현장 곳곳에서 그들과 더불어 아파하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그렇게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고 계시는 것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