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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강론과 신앙 이야기

121106(화)-거듭된 초대와 거절, 진노와 배신, 자비의 역사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두레골 2012. 11. 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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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 루카14,15-24




그때에 15예수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그분께,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16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하였다. 17그리고 잔치 시간이 되자 종을 보내어 초대받은 이들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하고 전하게 하였다. 18그런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19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20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21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그대로 알렸다. 그러자 집주인이 노하여 종에게 일렀다. ‘어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 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22얼마 뒤에 종이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하였습니다만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자, 23주인이 다시 종에게 일렀다.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24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루카 14,15 - 24)


<거듭된 초대와 거절, 진노와 배신, 자비의 역사>



   이스라엘의 역사와 현실은 안타깝게도 꽤나 불행합니다. 사실 그들은 은혜롭게도 하느님으로부터 가장 먼저 선택된 민족이었습니다. 구약 전체를 통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사랑과 자비를 열거하지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과분하게도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이끌어내셨습니다. 시나이 산에서 장엄하게 이스라엘 백성들과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아마저 그들의 땅에서 탄생하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구원을 위한 영원한 생명의 잔칫상을 거나하게 잘 차리시는 작업을 완수하셨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일이라고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잔치에 초대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구약 시대 내내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끝내 해결되지 못하고 맙니다. 구약의 역사는 다른 역사가 아니라 바로 이런 역사였습니다. 하느님 측의 열렬한 초대,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 측의 거부, 하느님의 진노, 이스라엘의 회개, 그러나 또 다른 배신과 타락, 그리고 우상 숭배, 그러나 하느님의 크신 자비, 또 다시 이어지는 하느님의 초대....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듯합니다. 이번 초대는 가장 결정적인 초대, 마지막 초대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태도를 한번 보십시오. 또 다시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거절의 이유가 너무나 허무맹랑해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천국행 마지막 열차를 준비시켜놓고 지금 당장 결단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아주 작은 것에 현혹된 이스라엘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끝끝내 열차에 올라타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몇 평되지도 않는 밭 때문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땅이 하늘보다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영원한 생명을 몇 푼 안 되는 부동산과 바꿔버린 것입니다.

   두 번째 사람도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최근에 산 겨릿소를 부려봐야 된답니다. 보아하니 일중독에 빠진 사람입니다. 일의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존재나 영혼의 양식, 영원한 생명마저도 뒷전입니다. 과도한 일이 그들을 멸망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막 결혼한 새신랑이었습니다. 그의 온 정신과 마음은 오로지 인간적 사랑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본능의 노예가 되어 영혼의 사정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으로부터 제1차로 선택받은 민족, 민족들의 으뜸이자 장자였던 이스라엘의 운명은 끝장나버렸습니다. 하느님 초대에 대한 거듭된 거절의 결과는 멸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리는 이민족들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잘 차려진 잔치의 좌석에 앉은 사람들의 면면은 우리 인간들의 상상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100퍼센트 거기 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대사제들, 율법의 전문가들, 바리사이들은 단 한명도 앉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가장 가난한 이들, 장애우들, 가장 밑바닥 인생들로 채워지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정통 신앙인으로 자처했던 이스라엘은 그리스도이신 포도나무의 원줄기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포도나무에는 이교 민족의 가지가 접목되어 기대하지도 않았던 포도열매가 왕성히 열리게 된 것입니다.

   먼저 불림 받은 사람들, 특별한 선택을 받은 사람들, 정말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우월감 갖지 말고, 내가 1등이라는 의식도 갖지 말고 늘 겸손하게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노력할 일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굿뉴스 가톨릭게시판 우리들의 묵상'에서 옮김 (1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