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필리피
2,5-11
형제 여러분, 1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눈다면, 2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루어,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 3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4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
복음 루카
14,15-24
그때에 15
예수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그분께,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하였다. 17 그리고 잔치 시간이 되자 종을 보내어
초대받은 이들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하고 전하게 하였다. 18 그런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19 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20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21 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그대로 알렸다. 그러자 집주인이 노하여 종에게 일렀다. ‘어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22 얼마 뒤에 종이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하였습니다만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자, 23 주인이 다시 종에게 일렀다.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요즘 남편들이
군대 가는 것보다 더 싫은 것이 있다고 하지요. 바로 아내와 함께 백화점에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저것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아내와는 달리
보통의 남자들은 쇼핑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요. 따라서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이제 그만 보고 빨리 사고 돌아가자.”라고 계속 재촉하며
말합니다. 이렇게 서두르는 남편의 계속된 말에 아내가 좋겠습니까? 처음 쇼핑을 나갈 때는 좋은 마음으로 나갔다가 결국 집에 돌아올 때에는 서로
얼굴 붉히면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결과가 아닐까요? 서로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빨리 받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이런 다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우리와 주님의 관계에서도
나의 입장만을 내세울 때가 얼마나 많았는가를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을 먼저 생각하고 주님의 뜻을 먼저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이 더
중요하다면서 ‘바쁘다 바뻐!’를 외쳤던 적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물론 바쁘게 사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주님께 나아가도록 하는 기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또한 주님의 뜻을 따르지 못할 정도로 바빠서는 안 됩니다. 혹시 주님의 일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인기 드라마는 빼놓지 않고 보는 것은 아닐까요? 또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 끝까지 전파하는 것은 무시하면서 인터넷은 하루도 빠짐없이 접속하면서
나의 즐거움만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잘 생각해보면 잠시도 주님을 따르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바쁘지는 않습니다. 주님을
떠올리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데 하루 24시간 내내 요구하실 정도로 욕심 많으신 주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내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주님을 향한 마음이 부족하다보니 세상의 일이 더 좋아 보이고 그 일을 쫓으면서 ‘바쁨’을 핑계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큰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십니다. 잔치가 준비되었으니 얼른 오라고 초대하지요. 그런데 그들이 양해를
구합니다. 첫째 사람은 밭을 샀기 때문에 이 밭을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둘째 사람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이것들을 지금 부려 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지금 막 장가들어서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밭을 사고 소를 사고 또 장가를 간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적인 사람이 세속적인 이유로 초대를 거절하고 있지요. 소위 요즘의 우리의
말,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께서는 물질의 소유나 세상사에 집착하는 것을 통해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요? 이제는 세상일에 대해 바쁘다는 말보다는 주님의 일을 하는데 바쁘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어떨까요?
행복은
우리가 바라는 장소가 아닌, 그것이 있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 있다(J.M.데 바스콘셀로스).
너무 깨끗한 가을 하늘. 신성리 갈대밭에서 찍었습니다.
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꿈에 대해서 생각나는 말이 있냐고 하면 열이면 다섯 여섯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표어를
말할 것입니다. 아마 2002년 월드컵 때의 강력한 체험을 통해 우리들은 이 표어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삽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꿈이
없는 사람은 목표의식이 없기 때문에 결국 만신창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꿈이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어도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고
이러한 모습이 삶의 진보를 분명 가져옵니다.
그렇다면 단 하나의 꿈만을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꿈을 간직하면서 계속해서
진보하는 내 자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사실 우리들은 그렇게 진보되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진보를 원하시지 않는다면 우리들의 모습은 처음
태어났을 때의 갓난아기 때 모습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어른이 되어 가면서 성장합니다.
따라서 많은 꿈을 꾸면서 자신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내 꿈의 한
가운데에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 계시니까요.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옮김 (1211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