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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강론과 신앙 이야기

120628(목)-내 십자가도 크지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두레골 2012. 6. 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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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마태오 7장 21-29절




21“나에게‘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22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23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고 선언할 것이다.” 24“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25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26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27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28예수님께서 이 말씀들을 마치시자 군중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29그분께서 자기들의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마태 7,21 - 29)


<내 십자가도 크지만>



   언젠가 늦은 시간, 한 국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며 역 여기저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역 안에는 피곤한 얼굴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반, 노숙인 반이었습니다.

   한 곳에 긴 줄이 늘어서 있기에 뭔가 싶어 가봤더니,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 다 계셨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잠시나마 속을 따뜻이 하라고 작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나누어주고 있었습니다. 제 딴에 그 광경이 너무나 흐뭇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순식간에 준비해온 컵라면이 바닥나더군요. 그러면서 잠시나마 노숙인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습니다. 제 마음도 훈훈해졌고, 저는 한참동안 넋을 잃고 그런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또 한참동안 바라보던 한 노숙인이 자신이 받아든 컵라면을 제게 내밀면서 그랬습니다. “드실래요?”

   아니라고, 계속 손사래를 쳤지만, 막무가내로 컵라면을 제게 안겨주고 저 건너편 친구들 있는 곳으로 걸어가시더군요. 그분 눈에 제가 무척이나 불쌍해보였던가 봅니다.

   저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그분의 그윽하고 측은한 눈길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자신의 몫, 작은 것이지만 소중했을 텐데, ‘더 불쌍한’ 사람을 위해 양보한 그분의 마음이 오래도록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만리장성을 쌓는다든지, 초대형 피라미드를 만든다든지, 전국토를 연결하는 대운하를 만든다든지 하는 것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한다는 것은 그리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매일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일상 안에서, 구체적인 상황들 안에서 우리가 취하는 작은 몸짓 하나 하나, 결단 하나 하나 안에서 하느님의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직면해야하는 인간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고, 매일 내게 주어지는 작은 과제들에 충실하려는 노력이야말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제게 큰 호의를 베풀어주셨던 노숙인처럼 나도 급하지만 더 급한 이웃을 생각하는 일, 내 십자가도 크지만 나보다 더 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웃을 배려하는 일, 내 코가 석자지만, 이웃의 딱한 처지에 나 몰라라하지 않는 일, 그것이야말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일일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굿뉴스 가톨릭게시판 우리들의 묵상'에서 옮김 (12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