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믿음으로 평화를...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믿음으로 헤쳐나가길 빌며...

행복한 쉼터, 두레골...

◐ † 사랑과 믿음 ◑/강론과 신앙 이야기

120530(수)-올라가시는 예수님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두레골 2012. 5. 30. 15:15
?


5월 30일 연중 제8주간 수요일-마르코 10장 32-45절




32그들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앞에 서서 가고 계셨다. 그들은 놀라워하고 또 뒤따르는 이들은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열두 제자를 데리고 가시며, 당신께 닥칠 일들을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33“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넘겨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사람의 아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그를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 34조롱하고 침 뱉고 채찍질하고 나서 죽이게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35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 저희가 스승님께 청하는 대로 저희에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하였다. 36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37그들이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38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39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도 마시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도 받을 것이다. 40그러나 내 오른쪽이나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정해진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41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야고보와 요한을 불쾌하게 여기기 시작하였다. 42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43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44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45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르 10,32-45)


<올라가시는 예수님>



   특별제자교육에 여념 없으신 오늘 예수님의 목소리에는 비장함이 담겨져 있습니다. “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드디어 예수님께서는 유다 본산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안락한 생활? 따뜻한 보금자리? 높은 직책? 군중들의 큰 박수갈채와 환호?

   실상 정 반대의 끔찍한 것들이었습니다. 체포, 사형선고, 조롱, 침 뱉음, 갖은 모욕, 채찍질, 십자가 죽음...

   그런데 제대로 된 영적인 눈을 뜨지 못했던 제자들, 예수님을 통해 팔자 한번 펴보려던 제자들은 아직도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고 오른쪽이니 왼쪽이니 대놓고 밝히고 있습니다.

   당시 예수님께서 느끼셨던 비애감이 얼마나 컸겠는가, 생각해봅니다. 나는 지금 빤히 내다보이는 예정된 수난 때문에 정말 죽겠는데, 그 수난이 너무나 혹독한 것이어서 어떻게 하면 좀 피해볼까, 하는 생각에 뒷골이 다 당기는데, 제자들이라는 것들은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괴로움 중의 큰 괴로움이 이해받지 못할 때의 괴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이 큰 걱정, 내 이 큰 두려움, 내 이 큰 상처, 내 이 억울한 사정, 누군가가 좀 들어주고, 고개 끄덕여주고, 얼마나 힘드냐고 이야기해주면 정말 그 무게가 줄어들 텐데...다들 자기 문제로 바쁩니다. 내 이 기가 막힌 사연에는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습니다. 그런 순간의 괴로움은 참으로 큰 괴로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평지를 떠나고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의 심정도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참으로 외롭고 쓸쓸하고, 정말 ‘거시기’했을 것입니다. 그 두렵고 혼란스런 마음을 위로해주기는커녕 물 좋은 자리 한 자리 부탁한다는 제자들의 말에 기가 다 막혔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미성숙과 몰이해 앞에서도 개의치 않습니다. 앞장서서 성큼 성큼 두려운 예루살렘 길, 차마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십자가의 길을 올라가십니다. 그 길은 바로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길, 인류구원사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올라가야 하는 길이기에 묵묵히 그 길을 올라가십니다.

   그리고 그 참담한 심정 중에도 당신의 해야 할 도리, 특별제자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으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머지않아 다가올 끔찍한 수난에 대한 걱정으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예루살렘길이지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길이자 인류 전체를 위하는 길이기에 용기를 내셔서 발걸음을 옮기시는 섬김의 예수님, 우리의 종이 되어주신 예수님께 그저 깊은 감사와 찬미를 드릴 뿐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굿뉴스 가톨릭게시판 우리들의 묵상'에서 옮김 (1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