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믿음으로 평화를...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믿음으로 헤쳐나가길 빌며...

행복한 쉼터, 두레골...

◐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10827(토)-어머니

두레골 2011. 8. 27. 06:49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머니는 퇴원하고 돌아가시기까지 마지막 한 달 동안 당신이 늘 하던
일을 했다. 시집와 37년을 해 오던 일, 아침에 일어나서 묵주기도를
하고,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농사일을 돕고, 저녁엔 마침기도를 하고....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죽음의 순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 특별히 더 기도할 것도, 더 비울 것도 없었다.
죽음 앞에서 호들갑스럽지도 침통하지도 않고 내내 한결같이 평온한 모습.

난 그 누구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떠날 시간을 알았다.
"내일은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 네가 꼭 신부 되었으면.... 다른 사람 아프게
하지 말고 착하게 네 길 걸어갔으면...." 당신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말씀이다.
어머니는 다른 이 아프게 하는 것을 죽기보다 더 싫어하고 착하게 당신 삶의
길을 걸어갔다. 그것이 어머니의 인생 철학이었다. 어머니의 평범한 마지막
말이 내겐 인생의 어떤 지침보다 더 크고 깊은 가르침이 되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삶, 화려하거나 어디 내보일 것 없었던 소박한 인생.
누구에게 화 한 번 내지 못하고, 큰소리 한 번 쳐 보지 못한 못난 분.
기껏 벌레들이나 잡초들만이 당신의 말을 들을 정도로 고요하게 살았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내겐 연민이 아니라 선망이다.
말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 낸 삶이기에.

- 김찬진/ 생활성서사/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소금항아리 - 에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1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