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믿음으로 평화를...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믿음으로 헤쳐나가길 빌며...

행복한 쉼터, 두레골...

◐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10309(수)-재의 수요일 아침에 (이해인)

두레골 2011. 3. 9. 06:49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

이마에 재를 얹어 주는 사제의 목소리도
잿빛으로 가라앉은 재의 수요일 아침
꽃 한 송이 없는 제단 앞에서 눈을 감으면
삶은 하나의 시장기임이 문득 새롭습니다

죽어 가는 이들을 가까이 지켜보면서도
자기의 죽음은 너무 멀리 있다고만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나도 숨어 있습니다

아름다움의 발견에 차츰 무디어 가는
내 마음을 위해서도
오늘은 맑게 울어야겠습니다

먼지 낀 마음의 유리창을
오랜만에 닦아 내며 하늘을 바라보는 겸허한 아침
하늘을 자주 바라봄으로써
땅도 사람도 가까워질 수 있음을
새롭게 배웁니다

사랑 없으면 더욱 짐이 되는 일상의 무게와
나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조차
담담히 받아들이는 일
이 또한 기도의 시작임을 깨닫는
재의 수요일 아침입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