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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합천에서 서울로 차를 몰던 중에 하나뿐인 남동생과 통화를 했다. 제 일 때문에 대구에 내려와 있던 그는 "누나도 지금 대구를 지나고 있다." 는 말에 잠깐 얼굴만이라도 보자고 제안했고, 주말 저녁의 밀리는 찻길을 뚫으며 우리는 대구 시내로 들어갔다. 날이 추워서 모두들 차를 타고 나왔는지 고속도로나 시내가 두루 막힌 상황이었고, 예상치 못하게 한 시간여를 길에서 보낸 후에야 동생과 만날 수 있었다. 서울에서 매일 보는 얼굴인데, 굳이 예까지 와서 한 번 더 만나고 가려고 바둥거리는 우리 모습이 우습기도 했다. 8시에 일이 시작되는 동생을 만난 시각이 7시 55분, 겨우 5분 동안 자판기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졌고, 길 가다가도 보고 싶은 동생이 내게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짠했던 내 마음이 통했는지 약속 시간이 늦었다며 허겁지겁 자리를 뜬 동생이 곧장 휴대폰에 메시지를 보내왔다. '알라뷰' 한 시간 반 이상 늦어진 귀경길이 아깝지 않았다.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 길에 이런저런 장식을 더하지 않고 훌훌하게 사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이미 내가 갖고 태어난 인연조차 고마운 것인 줄 모르고 살아왔다. 나를 낳고 길러준 부모, 앞서 말한 내동생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 박재은/ 지안출판사/ 밥시/ 소금항아리 - 에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0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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