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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331(월)-오늘의 묵상(초대와 환대의 삶)

두레골 2014. 3. 31. 07:08
복음 : 요한 4,43-54.
 

지난해의 오늘은 예수 부활 대축일이었습니다.
바로 그날, 재작년인 2012년 한 해 동안 이 『매일미사』에
주옥같은 묵상 글을 써 주셨던 의정부교구
전숭규 아우구스티노 신부님이 짧은 투병 생활 끝에 선종하셨습니다.
고인이 생시에 존경하고 높이 평가했던
프랑스의 예수회 신학자 샤르댕 신부님처럼
부활 대축일에 주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친형 같고 스승 같았던 신부님이 곁에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신부님의 선종 과정에서 주님께서 선사하신 은총의 표징들은
신부님의 때 이른 죽음이 얼마나 큰 하느님의
사랑으로 감싸여 있는지를 느끼게 했습니다.
그러기에 너무나 슬펐던 장례 미사이지만 한편으로는
한스러움이 아니라 감동과 감사와 평화가 충만하였습니다.

임종 바로 이틀 전인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고인을 만나 대화한 내용을
전해 주신 서울대교구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님(2011년 『매일미사』
묵상 글의 필자)이 쓰신 글 한 편을 읽으면서
그때의 마음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이 떠나신 빈자리는 메울 수 없이 크지만,
그 떠난 자리는 여전히 따뜻합니다.

사실 부족하지만 제가 이 『매일미사』에
글을 쓰기로 수락한 것도 전숭규 신부님의 격려와 권유 때문입니다.
이번 달 마지막 날의 묵상 글을 써 놓고
전체를 다시 한 번 읽어 보면서 제가 환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로 생각만 하던 것을
전숭규 신부님은 삶의 자리에서 그대로 실천한 사제였습니다.
시골 본당의 사목자로서 초대와 환대의 삶을 살 수 있던 것을,
특히 본당의 할머니들이 고생하는 병사들에게
따뜻한 국수를 대접하며 격려한 것을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럽게 여긴 분이었습니다.
이런 글을 쓰셨더군요.

"본인의 의향과 상관없이 낯설고 각박한 곳에서
분단의 통증을 겪고 있는 병사들은 분명 이 시대의 나그네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나그네들에게 후하게 대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이 말씀을 묵묵히 실천하는
우리 할머님들이 저는 늘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며 신부님의 격려와 질책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천국에서 굽어보시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분과 함께했던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