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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40320(목)-오늘의 묵상(부자)

두레골 2014. 3. 20. 07:59
복음 : 루카 16,19-31


오늘 복음의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들으면,
대칭적인 무늬를 만드는 회화 기법인 '데칼코마니'가 생각납니다.
데칼코마니의 한편은 현세이고,
다른 한편은 죽은 뒤의 삶입니다.
현세에서 부자가 겪는 즐거움과 라자로의 비참함이
죽은 뒤의 삶에서는 서로 역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 한쪽을 보면 다른 한쪽을 그려 낼 수 있습니다.

죽은 뒤의 삶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가련한 부자와
아브라함의 품에 안긴 라자로를 가르는 메울 수 없는 골짜기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현재의 삶에서 죽은 다음에 만나게 될,
건널 수 없는 골짜기에 대응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수신자는 바로 부자입니다.
저승에 있는 골짜기는 부자가 살아 있는 동안
현세에서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뜻이 이 비유에 담겨 있습니다.
그 골짜기는 다름 아니라 스스로를 다른 이의
고통에서 분리시켜 놓는 무관심하거나
무정한 마음을 통하여 서서히 생겨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다리'라는 포콜라레 성가가 생각났습니다.

"온 세상 곳곳에 수많은 강이 흐른다/
길고 깊게 흐르는 강 우리를 가른다/
서로 물 건너 마주 바라보지만 만나지 못한 채/
그 눈빛은 불신으로 가득 차/
어찌 강 위에 다리를 우리 놓지 않는가/
어찌 강 위에 다리를 놓아 서로 만나지 않는가/
어찌 다리를 놓지 않나."

부유하고 힘 있는 이들은 자신을 쉽게 남들과 구별 짓고
그들이 닿지 않는 곳에 있고자 하는 유혹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스스로 불행의 골짜기를
만드는 어리석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강을 이어 주는
다리를 놓아 서로 진솔하게 만나는 삶,
서로의 짐을 덜어 주며 돌보는 삶,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삶을 우리에게 간절히 바라십니다.

- 매일미사에서 옮김 (1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