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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강론과 신앙 이야기

121118(토)-마치 곡예라도 하듯이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두레골 2012. 11. 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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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 마르코 13,24-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그 무렵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25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26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7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28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29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0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1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2그러나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마르 13,24 - 32)


<거듭된 초대와 거절, 진노와 배신, 자비의 역사>



   돌아보니 우리네 인생이란 삶과 죽음 사이로 난 사이로 난 외길을 걸어가는 여행길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곡예라도 하듯이 아슬아슬하게 삶과 죽음 그 사잇 길을 걸어온 제 인생이었음을 고백합니다. 한번은 이쪽으로 다른 한번은 저쪽으로 삶과 죽음 사이를 오락가락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결국 제 인생은 하느님 아버지의 가호가 없었다면 수 백 번도 더 사라졌을 위태위태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제 삶은 하느님 자비의 결과임을 확신합니다.

   요즘 와서 자주 드는 생각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절망 속에는 반드시 희망이 감추어져 있다는 생각입니다. 슬픔 속에는 반드시 기쁨의 씨앗이 자리잡고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죽음 안에도 반드시 찬란한 생명이, 영광스런 부활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삶 안에 이미 죽음이 들어와 있습니다. 또한 죽음 안에 삶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나온 한해 여러 사람들과의 작별이 있었습니다. 그냥 일시적인 이별이 아니라 영원한 이별, 지상에서의 마지막 작별이었습니다.

   너무도 안타깝고 아쉬웠던 나머지 숱하게도 밤잠을 설치기도 했던 작별, 그 어떤 위로도 소용이 되지 않았던 작별, 짙은 슬픔만을 남겨주었던 작별도 있었습니다.

   사별을 통해 남아있는 사람들은 서서히 죽음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떠나감을 못내 아쉬워하며 떠나간 사람들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축복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음이 있기에 조금이나마 우리는 덜 기고만장하게 살아갑니다. 죽음이 있기에 조금이나마 하느님 두려워하며 살아갑니다. 죽음이 있기에 조금이나마 덜 잘난 체 하며, 덜 떵떵거리며 살아갑니다.

   결국 죽음은 하나의 축복입니다.

   축복인 죽음 앞에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오늘을 충만히 살아가는 일인 듯 합니다.

   우리가 소유한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오늘"을 충만히 살아가는 일이 잘 죽기 위한 가장 좋은 준비이겠지요.

   하느님께서는 매일 우리의 어제를 남김없이 거두어 가시고 어김없이 “오늘”을 선물로 주십니다.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오늘"이라는 선물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가장 축복으로 여기고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일생일대의 과제입니다.

     <오늘>

     잃어버린 것들에 애닯아 하지 아니하며

     살아 있는 것들에 연연해하지 아니하며

     살아가는 일에 탐욕하지 아니하며

     나의 나 됨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

     내 안에 살아 있는 오늘이 되게 하소서.

     가난해도 비굴하지 아니하며

     부유해도 오만하지 아니하며

     모두가 나를 떠나도 외로워하지 아니하며

     억울한 일을 당해도 원통해 하지 아니하며

     소중한 것을 상실해도 절망하지 아니 하며

     오늘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격려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굿뉴스 가톨릭게시판 우리들의 묵상'에서 옮김 (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