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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06(목)-이 시대 깊은 곳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두레골 2012. 9. 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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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루카 5장 1-11절




1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루카 5,1 - 11)


<이 시대 깊은 곳>



   우리나라에 하도 낚시꾼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싹쓸이 어업 탓인지 바다에 고기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농부들에게 풍년이 들듯이 과거 어부들에게 풍어기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고기를 많이 잡혔는지, 배가 너무 무거워 천천히 항구로 돌아 와야 했습니다.

   의기양양한 구릿빛 피부의 어부들은 만선을 표시하는 깃발을 자랑스럽게 달고 귀항했습니다. 조기가 잘 잡히던 시절, 서해 어떤 섬에서는 강아지들도 만 원짜리를 입에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전해옵니다.

   고기, 요즘은 웬만해서 잡기도 힘듭니다. 특히 물이 얕은 곳, 근해, 갯바위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잔챙이들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선을 타고 2시간, 3시간 달려 나가보십시오. 바닷물의 깊이가 50m, 60m입니다. 거기서 잡혀 올라오는 고기는 정말 근해에서 잡히는 고기와는 게임이 안 됩니다. 5-60cm는 기본이고, 1m짜리 고기도 쑥쑥 올라옵니다.

   물론 그 깊은 곳은 안전한 방파제나 항구에 비해 수심도 엄청나게 깊을뿐더러 무척이나 위험합니다. 악천후라도 만나게 되면 무섭게 일렁이는 파도에 배가 흔들려 전문직 어부들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노력의 결실은 얕은 곳의 결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풍성하고 대단합니다. 깊은 곳은 대어로 득실거립니다. 제대로 된 어업을 펼칠 수 있는 장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깊은 곳’ 그리고 오늘 우리가 그물을 던져야 할 깊은 곳은 어디일까요? 당연히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운 곳, 위험한 곳, 썩 내키지 않는 곳입니다. 불량청소년들이 둥지를 트고 있는 밤거리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소년원과 교도소입니다. 고통과 신음, 체념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중환자실입니다. 그러나 그곳이야말로 대어들로 득실거리는 깊은 곳이 분명합니다.

   또 다른 가기 싫은 두려운 곳, 그래서 깊은 곳이 있습니다. 나와 사사건건 맞지 않는 사람들, 나와 서로 심각한 상처를 주고받은 사람들, 다가서기 결코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또 다른 깊은 곳입니다.

   알량한 자존심 기꺼이 버리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설 때, 어떻게 보면 나는 한 걸음 크게 나아가는 것입니다. 어렵지만 나와 다른 그와 소통하고 교류함을 통해서 내 인생의 지평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결국 내가 크게 성장하는 것입니다.

   삼십 몇 년간 교회를 등지고 살아왔던 한 형제를 위해 오랜 시간 화해성사를 집전하신 한 원로 신부님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대어 한 마리 낚았다.”며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향해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설 것을 요청하십니다. 얕은 물에서가 아니라 깊은 물에서 놀 것을 요구하십니다.

   탐욕과 야심으로 가득 찬 세상의 그물을 내려놓고 진정한 행복과 참 삶의 기쁨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예수님의 그물, 생명의 그물을 치기 위해 깊은 곳으로 나아갈 것을 바라고 계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굿뉴스 가톨릭게시판 우리들의 묵상'에서 옮김 (1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