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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출판사가 셋방살이를 할 때 매일 출근하듯 봉사를 해주던 자매님 네 분이 계셨다. 그분들은 꼭 함께 오셨는데, 매일 만나는 듯한데도 대화가 끊이질 않고 웃음소리가 얼마나 큰지 가끔 소리를 낮춰주시라고 부탁해야 할 정도였다. 그날도 그분들의 목소리가 한없이 높았다. 나는 무슨 재미난 이야기일까 궁금해 다가갔다가 무술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수녀님 제가 어렸을 때 장난이 좀 심했어요. 저희 옆집에 무술인이 살았는데, 굿판이 벌어질 때마다 제가 무술인에게 성수를 뿌리고 도망가곤 했지요. 그러면 신들려 작두 위에서 춤추던 무술인이 갑자기 쓰러지기도 하고 굿이 되질 않았죠. 나중에는 그분이 집에 찾아와 부모님께 사정을 하더라구요...." 무서운 이야기라면 질색하던 나였지만 그때 들은 자매님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그런데, 나는 몇 년 후 본당소임 중에 악령 들린 사람을 직접 보게 되었다. 악령 들린 아가씨를 함께 사는 두 친구가 성당으로 데려왔는데 눈은 풀리고 온몸이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신부님의 정성어린 안수기도로 정신을 차린 그 아가씨는 놀랍게도 신자였고 두 친구가 오히려 비신자였다. 무술인의 집안에서 태어난 아가씨는 무술인의 길을 거부하고 세례를 받았지만 가족들은 자신도 모르게 옷이나 방에 부적을 붙이고 갔다고 한다. 세례를 받았지만 내적으로 약해질 때마다 찾아오는 악령에 시달린 것이다. 아가씨는 두 친구의 도움을 몹시 고마워했다. 악령을 부르는 것도 끊어버리는 것도 누군가의 도움에 앞서 주님을 선택하는 자기 자신의 결단임을 나는 그때 깨달았다. 내 안에 버릴 것과 흔들림 없이 지켜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묵상해본다. - 신미라(소금항아리 편집부 수녀님)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091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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