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코 20,19-23
성령께서 오시던 날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숨어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기적의 자리에 있었고 기적의 음식을 먹었던 그들임에도 숨어 있었습니다.
초대교회 순교자들은 당당하게 죽음의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사도들은 어찌하여 당당할 수 없었는지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순교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순교자들에게는 주님의 이끄심이 있었습니다.
내면에서 솟는 힘과 용기였습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개입을 성령의 활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자들에게는 없었습니다.
성령께서 아직 공적으로 활동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자들이 어느 날 모습을 바꿉니다.
죽음을 초월한 모습으로 군중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힙니다.
며칠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넋을 뺏기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정신을 잃은 만큼의 체험을 했습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느끼고 만났던 것입니다.
성령 체험은 이렇듯 자신의 존재를 뛰어넘는 행위입니다.
인간의 연약함을 잊어버리고 하느님의 전능을 깨닫는 체험입니다.
제자들은 이 체험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용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우리에게도 그런 '체험의 은총'이 다가오는 날입니다.
마음을 열기만 해도 '성령의 모습'은 깨달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땅콩님 올리신 글 옮김 (09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