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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열쇠

두레골 2007. 12. 6. 12:02

 

행복의 열쇠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난이 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관리를 잘못한 탓인지 좀처럼 꽃을 볼 수 없어 아쉬워하던 참이었기에 그 향기는 더욱 감미로웠습니다.

 

팔순 가까운 친정엄마는 동네에서 소문난 화초 박사입니다. 시름시름 앓던 화초들도 엄마의 손길이 닿는 대로 거짓말 같이 생기를 얻었습니다. 그런 친정엄마를 보고 자라서인지, 나도 화초 가꾸기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초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였습니다. 낮 동안 따가운 햇살에 풀이 죽은 화초들이 눈에 띄어 전지가위와 물뿌리개를 들고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물을 주고 마른 잎을 걷어내며 친정엄마처럼 그들과 대화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지요.

 

한참동안 게임과 TV에 열중하던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불쑥 말을 건넸습니다.

 

엄마, 엄마는 지훈이가 꽃 같고 나무 같나?

 

참 애매한 질문이었습니다. 꽃과 나무를 자신에 비유하지 않고, 자신을 꽃과 나무에 비유하는 아이의 표현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노산으로 낳은 외아들 녀석이 엄마의 손길을 오래도록 붙잡고 있는 화초에게 시샘을 느꼈던 것이었을까요? 맞벌이 하는 부모를 둔 탓에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마음껏 투정을 부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 엄마는 지훈이가 꽃과 나무처럼 귀하고 사랑스럽다.

 

조금은 부풀린 대답을 하는 엄마를 보는 녀석의 눈빛이 어렵사리 꽃을 피워 올린 난의 향기처럼 달고 포근해 보였습니다. 아들의 입가에 번진 작은 미소에 걱정들은 한순간 사라지고, 우리는 얼싸안고 빙글빙글 거실을 몇 바퀴나 돌았습니다.

 

행복의 열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이의 따뜻한 미소였던 것입니다.

 

허봉조 님 /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071127)

 

- 좋은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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