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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71030(월)-오늘의 묵상(마음)

두레골 2017. 10. 30. 08:33
복음 : 루카 13,10-17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치료의 의미를 넘어,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오늘 복음에서 열여덟 해 동안이나 허리가 굽어 병고에 시달리던 여인은,
예수님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장애는 단순한 육체적 어려움만이 아닙니다.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회당에 가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데도 늘 소외를 당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녀를 가까이 부르시고, 손을 얹어 치유해 주시고,
아브라함의 딸이라고 불러 그녀의 육체뿐만 아니라 인격까지도 온전히 되돌려 주십니다.

반면 회당장은 사회적 종교적 명성이 높았음에도
마음이 굽어 하느님의 자비를 입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의 굽은 마음은 여인의 굽은 허리보다 더 딱딱해서
예수님의 치유를 오히려 율법의 잣대로 판단합니다.
겉은 멀쩡한 그가 오히려 예수님께 “위선자”라는 질책을 받는 이유입니다.

인간의 고통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다른 이가 고통을 겪을 때는 단순한 하나의 현상으로 보이지만,
내가 고통을 겪을 때는 그 고통이 내 인격 전체를 위협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예수님의 눈은 바로 우리 존재 자체를 괴롭히는 그 고통을 꿰뚫어 보시며,
우리가 온전히 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 주시는 연민과 공감의 마음입니다.
허리가 굽은 외적인 고통은 예수님의 치유의 대상이 되지만,
마음이 딱딱하게 굽은 것은 하느님의 자비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정주 아우구스티노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9171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