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 루카 21,5-11
예수님께서는 아름다운 성전을 보고 감탄하는 이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예언하십니다. 성전은 이 세상에 하느님의 존재를 드러내는 표징이고, 우리 구원의 상징이지만, 외관만을 갖추고 내면이 비어 있다면, 그 성전은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그 운명은 결국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전이 파괴되고, 거짓 그리스도가 나타나며, 전쟁과 기근과 자연재해가 이어지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붕괴되고 전통과 관습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종말은 늘 우리에게 먼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옵니다. 역사적 혼란의 시기에 늘 새로운 세상의 방향을 알려 주는 예언자들과 시대의 징표들이 있었지만, 그 말씀을 듣고 깨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또한 예수님의 오심으로 새롭게 알게 된 종말은 새로운 출발이며, 동시에 멸망이 아닌 완성입니다. 그래서 종말에 대한 두려움은 희망이 되며, 그리스도인을 움츠러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직접 살아가게 만듭니다. 세상 안에 있는 많은 존재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껍질로만 살아가는 경우를 봅니다. 우리가 고대하고 기다리는 하느님의 나라는 모두가 참나를 찾고, 진정한 자아를 충만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완성인 종말도, 그리스도인의 목표인 하느님의 나라도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첫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이정주 아우구스티노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161122) |
'◐ † 사랑과 믿음 ◑ > 오늘의 기도·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1124(목)-오늘의 묵상(종말) (0) | 2016.11.24 |
---|---|
161123(수)-오늘의 묵상(박해) (0) | 2016.11.23 |
161112(토)-오늘의 묵상(가장 큰 정의) (0) | 2016.11.12 |
161109(수)-오늘의 묵상(성전) (0) | 2016.11.09 |
161108(화)-오늘의 묵상(사랑의 노예) (0) | 2016.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