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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70215(수)-오늘의 묵상(하느님의 마음)

두레골 2017. 2. 15. 10:37
복음 : 마르 8,22-26


무엇인가 볼 수 있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우리는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이 겪는 고통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보지 못하는 사람의 곁에 있는 사람이 겪는 답답함은
오히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를 치유해 줄 것을
청한 쪽은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장애를 지닌 이들이 당하는 수모와 멸시는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신체적인 장애로 고통도 크겠지만,
모든 장애가 죄로 인한 것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받은
정신적인 상처가 더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히 눈먼 이의 장애를 없애 주는 기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를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치유해 주시고,
다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고 명하신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눈먼 이가 받았던 신체적인 상처보다,
치유되고 나서 자신을 멸시하고 천대했던 이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 뒤에 겪게 될 심리적인 상처를 막아 주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대부분 우리가 겪는 삶의 아픔들은 관계에서 옵니다.
하느님께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신적인 능력을 내게 심어 주셨기에,
내가 스스로 깨닫고, 결심하고, 노력하면 세상에 극복할 수 없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실망시키고, 좌절하게 하며, 낙심에 빠뜨리는 일들은
모두 우리 사회가 병처럼 끌어안고 있는
편견과 오해, 그리고 이기적 집단주의에서 생깁니다.

노아의 홍수 이후 사람의 마음이 악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운명적 현실을 저주가 아닌, 자비로 보듬어 안아 주시고,
땅이 있는 한 자연의 본성을 그대로 인정해 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야말로, 신앙인이 가져야 할 자비의 마음이자,
치유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