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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시더니 몇 달 동안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깨나시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세상을 뜨셨습니다. 길고 긴 투병 끝에 돌아가신 것이지요. 그런데도 어머니의 얼굴은 늘 고요했는데 그 고요함을 지켜 준 것이 염주였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어쩌다 혼수 상태에서 깨날 때면 항상 염주를 손에 쥐고 계셨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기도를 바치신 것 같지는 않고 고작해야 '나무아미타불' 정도를 외우고 계셨겠지요. 워낙 기운이 쇠하셨으니까 입술만 조금 달싹거릴 뿐, 그 기도는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염주알도 굴리지 않고, 그저 잡고만 계실 뿐이었습니다. 깊은 밤, 모두들 잠든 시간에 이땐가 저땐가 하고 임종을 기다리고 앉아 있으면 어머니의 입술이 가끔씩 힘없이 움직이는 게 가냘프게 보였습니다.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어머니가 떠오를 때면 그 염주와 '나무아미타불'이 먼저 제게 다가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마지막 순간까지도 염주를 손에 쥐고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떠나가신 어머니, 그분은 예수님을 몰랐지만 그 기도 속에는 이미 예수님이 와 계시지 않았을까요. 가톨릭 신자인 제 눈에는 어머니의 '나무아미타불' 속에도 예수님이 함께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생각하지요. 어머니의 그 '나무아미타불'처럼, 저도 임종의 시간이 오면 '주님의 기도'를 그렇게 바칠 거라고요. 만약 그것마저 바칠 힘이 없으면 딱 한마디, '아빠, 아버지'를 부르며 떠날 거라고요.... - 김시태/ 생활성서사/ 사막으로 가는 길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천진암 기도항아리에서 온유님 올리신 글 옮김 (13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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