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230116(월)-감동과 축제의 삶을...(빠다킹 신부)

두레골 2023. 1. 16. 08:14


왜 그리 별것도 아닌 것에 목숨을 걸며 아등바등 살아왔는지...


 단식과 관련해서 오늘 예수님께서 건네시는 촌철살인의 한 말씀이 제게 얼마나 큰 기쁨이요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느냐?”(마르코 복음 2장 19절)

 예수님과 함께 하는 우리 시대는 슬픔과 비탄의 시대가 아니라 기쁨과 축제의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네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다 할지라도, 끝도 없는 시련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축제를 만끽해야겠습니다.

아무리 백세 시대, 장수 시대라 할지라도 우리네 인생 참으로 빠르게 지나갑니다. 가끔 제 나이를 떠올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제 치과 치료 갔을 때도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버님 이쪽으로 들어오세요!”라고 할 때 화들짝 놀라며 당황해했지만, 즉시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오면서, 나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남은 날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과 동의어입니다. 날수를 따져봐도 남은 날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돌아보니 하루하루가 소중한 나날들, 보물처럼 아까운 순간들이었습니다. 설렁설렁, 흥청망청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던 그 순간들이 안타깝습니다.

 순간순간이 감사의 순간이요 축제의 순간이었는데, 왜 그리 인생을 심각하게 살아왔는지. 왜 그리 별것도 아닌 것에 목숨을 걸며 아등바등 살아왔는지. 왜 그리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보냈는지...

 얼마 남지 않은 날들, 눈물 대신 미소를, 비탄 대신 축제 향유해야겠습니다. 매일 주님의 존귀한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 매일 그분의 현존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일 매 순간은 축제의 순간이어야 마땅합니다.

 슬퍼할 일이 있다 할지라도 즉시 마음을 바꾸어먹어야겠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이런저런 원치 않은 병고가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오고, 갖은 시련과 고통이 우리 삶을 휘감는다 할지라도, 거듭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꿔나가야겠습니다.

 순간순간 주님 자비에 의탁하고, 거듭거듭 우울감을 떨치면서 우리 삶을 찬양과 축제의 삶으로 엮어나가야겠습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그날 마지막 순간까지 어여쁜 꽃 한 송이 피워 나가야겠습니다.

 미운 사람들, 정말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 상처만 남긴 사람들 생각일랑 흐르는 강물에 모두 모두 떠나보내고,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과 더불어 그리 오래 남지 않은 세월, 감동과 축제의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 출처: 원글보기; ▶글쓴이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