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200317(화)-오늘의 묵상(용서)

두레골 2020. 3. 17. 10:13
복음 마태 18,21=35


사랑하는 것이 먼저일까요? 사랑받는 것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용서하는 것이 먼저일까요? 용서받는 것이 먼저일까요?
대부분 사랑받고 용서받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용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과 같습니다.
만 탈렌트는 당시 기준으로 셈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금액인데,
여기에 만 탈렌트를 빚진 종이 있습니다. 주인은 그의 빚을 탕감해 줍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에게는 모질게 빚을 갚으라고 합니다.

자비를 입었지만 자비를 베풀지 않은 종에 관한 이 비유는,
주인 곧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의 빚을 탕감해 주시고,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죄를 용서한다는 것은 내가 용서받은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용서하기 전에 이미 용서받았다는 것을 먼저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실천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하느님의 자비를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종의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은 “가엾은 마음”에서 비롯합니다.
가엾은 마음은 자비를 말하는 다른 표현입니다.
어떤 대가나 조건 없이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용서의 실천은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죄를 용서받은 체험은 다른 이들의 잘못을 용서하는 원동력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우리도 우리에게 잘못한 이들을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2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