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90706(토)-오늘의 묵상(신약의 백성)

두레골 2019. 7. 6. 07:57
복음 마태 9,14-17


제1독서에서 레베카와 야곱은 이사악을 속이고 장자권,
곧 하느님의 축복을 받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레베카와 야곱이
마치 속임수로 에사우에게 갈 장자권을 가로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창세기 25장 23절에서 주님께서는 이미 레베카에게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신 바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레베카는 주님의 뜻에 반하여
에사우에게 축복을 내리려던 이사악을 막고,
주님의 뜻대로 야곱에게 축복이 돌아가도록 만듭니다.
어떻게 보면 이사악을 속였다기보다는, 잘못된 이사악의 행위를 바로잡아 준 셈입니다.
실제로 에사우는 장자권, 곧 하느님의 축복을
빵과 불콩죽에 팔아넘길 정도로 업신여기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째였던 야곱이 축복을 받는데, 그가 바로 이스라엘의 조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왜 단식을 하지 않는지 묻습니다.
이스라엘의 올바른 이라면 누구나 하느님 앞에서 단식을 해야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신랑이 그들과 함께 있기에 ‘슬퍼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단식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되었음을 슬퍼하며 행하는 참회의 표지였는데,
예수님 당신을 통하여 이미 혼인 잔치, 곧 메시아 시대가 열렸고,
혼인 잔치의 신랑인 메시아가 그들과 함께 있으니 굳이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들도 곧 신랑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때가 되면 제자들은 단식하게 될 것입니다. 슬퍼할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담길 것이기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구약의 백성이 슬퍼하듯이 그렇게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약의 백성은 비록 신랑을 빼앗겼지만, 그 신랑을 곧 되돌려 받을 것입니다.
아니 그 신랑과 영원히 함께 살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는 단식하지 않는,
영원한 생명의 빵을 배불리 먹고 마시는 그런 시대를 살아갈 것입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19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