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80411(수)-오늘의 묵상(빛과 어두움)

두레골 2018. 4. 11. 10:07
복음 요한 3,16-21


빛과 어두움의 대조는
요한 복음 저자가 복음서 처음부터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반대로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때로는 빛과 어두움, 선과 악의 이분법적 논리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살면서 온통 빛으로 가득한 삶이란 없고,
그렇다고 언제나 어두운 인생만 있으란 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다 보면 회색 지대도 필요하고,
눈을 질끈 감고 싶은 순간도 필요하다고 둘러대기도 합니다. 

요한 복음은, 예수님을 통해 선포된 구원의 빛이
세상의 모든 죄악과 죽음을 물리쳐 이겼음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공관 복음서들과는 달리 복음서 시작부터,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고 고백하고,
그분이 바로 인류의 빛으로 오시어 어두움과 죽음을 이겨 내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장엄하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부활을 증언하는 사도들이 두려워
그들을 감옥에 가두는 대사제와 사두가이파들의 어두움과 반대로,
감옥에 갇혔어도 천사들의 도움으로 다시 세상에 나와
복음을 전하는 제자들의 빛의 모습이 사도행전에서 대조적으로 나옵니다.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는 말씀처럼,
지금 내가 회색 지대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빛을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내 안의 어두움을 이겨 낼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매일미사에서 옮김 (1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