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80206(화)-오늘의 묵상(하느님 계명의 참된 정신)

두레골 2018. 2. 6. 11:26
복음 : 마르 7,1-1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형식적인 종교 생활을 꾸짖으십니다.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코르반은 하느님께 봉헌한 예물이기에 다른 용도로 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코르반 제도가 악용됩니다.
복음에서처럼 부모를 공경하고 싶지 않으면,
자기 재산을 코르반이라고 선언해 버리는 것입니다.
자기 재산은 하느님께 바친 것이기에, 이제는 부모를 위해 재산을 쓸 수 없다는 뜻이지요.
이는 사실상 부모 공경을 거절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는 결국 하느님을 공경하라는 계명을 악용하여
부모를 공경해야 할 의무를 교묘하게 피해 가는 것이지요.

또한, 빚을 진 사람이 빚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는
그에게 “네가 빌린 돈이 바로 코르반이다.”라고 다그칩니다.
이는 하느님께 봉헌한 돈을 빌려주었다는 뜻이지요.
따라서 채무자는 하느님께 빚진 셈이 되기에
어떻게 해서라도 빚을 갚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받아 낸 것을 실제로 하느님을 위해 쓰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코르반 제도처럼 하느님 계명의 본질을 왜곡하고,
자신이 편리한 대로 악용하는 경향은 오늘날에도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하느님 계명의 참된 정신을 파악하고,
그 실천적 방법을 찾고자 한층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18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