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70214(화)-오늘의 묵상(성령의 누룩)

두레골 2017. 2. 14. 09:25
복음 : 마르 8,14-21


처음부터 악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도, 마음의 평화를 깨고,
혼란을 부추기는 일들을 만나면 나쁜 마음이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것을 봅니다.
허영, 가식, 탐욕, 권력, 교만 등은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시작되지만,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으로 내 삶을 흔들어 놓습니다.

빵을 부풀리는 데 필요한 중요한 생활필수품이었던 누룩이지만,
이 누룩이 인간을 죄로 이끄는 탐욕의 씨앗이 될 때 무서운 결과를 낳습니다.
누룩이 가진 두 가지 의미가 노아 이야기에서도 재현됩니다.
아름답게 창조된 세상이 죄와 악으로 물들었을 때
얼마나 큰 하느님의 진노를 겪게 되는지를 말해 주는 동시에,
아주 작은 누룩과도 같았던 노아의 의로운 모습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피조물들을 다시 구원하시고, 새롭게 창조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분부하신 것은,
빵의 기적을 통해 깨달은 사랑의 기적보다는,
빵 자체를 탐닉하는 탐욕을 경계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게” 하는
바리사이들의 위선에 빠지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사실 진리는 거짓과 기만으로 생겨 버린
편견과 선입견의 누룩이 커질수록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깨달음은 결코 바리사이식의 지적 충만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는 좋은 누룩을 심어 가는
오랜 수련을 통해서 얻는 것입니다.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는
인생에서 꾸준히 심어야 할 성령의 누룩과도 같은 것입니다.
나는 어떤 누룩을 심어 가고 있습니까?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17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