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과 믿음 ◑/오늘의 기도·묵상
161013(목)-오늘의 묵상(불행 선언)
두레골
2016. 10. 13. 07:22
복음 : 루카 11,47-54
바리사이들과 율벅 교사들의 위선과 교만을 향한 예수님의 '불행 선언'은 가혹하리만큼 엄중하십니다. 명색이 유다 사회에서 존경받는 이들인데 군중들 앞에서 그렇게 모욕을 당한다면, 그들이 독한 앙심을 품고 예수님을 없애려고 모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양심을 지키고, 옳은 일에 굶주리며 정의에 앞정서고, 진리를 외치며 불의와 맞설 수 있는 용기는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닙니다. 막상 내게 닥칠 위협이나 보복을 생각하면 차라리 무관심하거나, 내 할 일만 잘하고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진리 앞에 용기를 지닌 이들이 있습니다. 권력 앞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억눌린 이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신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무관심했던 자신들 때문에 겪게 된 이 사회의 엄청난 모순과 권력의 폭력을 좌시할 수 없음을 몸으로 직접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정책 입안으로, 공직자들의 안일함과 부정부패로, 독점적 경제 체제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부 기득권층의 욕심으로 바닥 인생을 겪는 이들이, 이대로 안 된다는 결심으로 거리로, 광장으로, 온라인 사회 관계망을 통한 진실 알림이로 목소리를 냅니다. 내가 겪지 않았다고 없는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들의 가장 큰 죄를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라고 경고하십니다. 혹시 우리도 편견에 사로잡혀 나는 물론, 세상의 예언자들까지도 침묵의 벽으로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입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 매일미사에서 옮김 (161013) |